앵커: 북한이 올해 군대에 입대하는 초모생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육을 강하게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색적인 문화에 물젖은 신입병사들을 그대로 뒀다가는 인민군대가 사상적으로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연락이 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올해 입대하는 초모생들은 신병훈련 6개월 동안 사상교육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면서 "인민군대 내에 이색적인 사상문화와 생활풍조가 침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한 조치"라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군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은 "각 신병부대 정치부가 책임지고 신병들 머릿속에 물든 황색바람을 뿌리 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8군단 소속 신병훈련소에서는 초모생들에게 김정은 찬양가와 항일빨치산 군가들을 대열합창곡으로 부르게 하고, '사회주의 지키세' '우리당이 제일이야' 등 체제 보위를 강조하는 노래들을 싫증나게 부르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각 시군 군사동원부에서 뽑혀 올라온 1차 초모생 중에는 혁명가요 5곡 이상 부를 줄 아는 학생이 거의 없고, 태반이 출처 없는 노래를 부르거나, 퇴폐적인 춤을 더 잘 추는 소위 '날라리'들이라고 무력부 대열보충국에서도 혀를 차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신병부대에서는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신병들에 대한 사상검토와 처벌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한국 말씨를 흉내 내거나 출처 없는 노래를 부르는 신병들을 색출해 군 산하 노동단련대에도 보내고 있다"면서 "이렇게 사상적으로 물든 병사들이 군대에 퍼질 경우, 인민군대가 사상적으로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지도부가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한국 드마라 단속을 '총포성 없는 전쟁'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불법 녹화물을 시청하거나, 한국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민군대 내에서는 이 같은 단속이 쉬운데 비해 새로 입대하는 병사들은 이미 사회에서 황색바람에 물젖었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워, 신병단계에서 이들의 사상을 뿌리빼기 작업을 벌인다는 것입니다.
평양이 고향인 30대의 한 탈북자는 "군대 나가는 친구를 바래줄 때 중학교 동창들이 한국 노래 '이등병의 편지'를 불렀다"면서 "노래가 정치적이지 않고 친구에 대한 순수한 우정을 다뤄 즐겨 불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웬만한 시내의 중학교는 학교교육이 엉망이 되어 학생들이 혁명가요 보다는 한국 노래를 더 잘 부르고 디스코를 더 잘 춘다"고 언급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