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모행사에다 장성택 숙청사건을 둘러싼 사상학습까지 겹치면서 최근 북한주민들의 피로감이 높아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런 때에 자칫 잘 못 행동하다 엄벌에 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모행사’와 ‘당의 유일적 영도’를 강화하기 위한 사상학습을 병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모행사’만으로도 피곤한데 사상학습까지 내 몰리다나니 누적되는 주민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각 기관기업소, 근로단체 별로 당의 유일적 영도를 강화하기 위한 학습이 벌어지고 있다”며 “생산을 해야 할 공장기업소들도 작업을 모두 중지하고 ‘10대원칙’을 학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아침 출근 전과 저녁 퇴근 전에 모든 공장기업소와 교육기관, 근로단체조직들이 집단적으로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를 찾아가 묵념을 하도록 조직했다고 합니다.
다만 출퇴근 전 시간대에 동상 앞에 주민들이 몰리는 혼란을 피하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구실아래 유치원생들부터 고등중학교까지의 학생들은 하루 한차례, 점심시간을 이용해 묵념을 하도록 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 외 공장에 출근해서는 하루 종일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원문 그대로 통달해야 한다며 지어 고등중학교 학생들까지도 매일 ‘10대 원칙’을 외워 검열을 마쳐야 집으로 돌아 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아침에 동상에 갈 때부터 인원을 100% 체크해야 하고 출근을 해서도 수시로 인원 체크를 한다”며 “길거리에 보안원들과 규찰대가 물샐틈없이 깔려 퇴근 후에도 마음대로 외출도 못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러한 상황을 과거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비유하며 “가까운 친구들끼리 서로 농담도 주고받지 않을 만큼 모두가 긴장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침출근을 할 때 가족들끼리 주고받는 인사도 ‘말을 조심하라’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사상학습과 사상투쟁을 동시에 진행하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이미 지나간 문제들까지 끄집어 내 억지로 사상투쟁을 하는가 하면 학습시간에 졸거나 조금만 지각을 해도 사상투쟁대상이 된다고 살벌한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