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상화물 사고 적대행위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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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의 관리 부실로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우상화 물들이 연이어 붕괴되는 사고가 지난해 말 함경북도에서 있었습니다. 붕괴사고의 원인을 은폐하기 위해 현지 당국자들이 사건을 내부 적대분자들의 책동으로 몰고 가면서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말 함경북도 청진시와 무산군 일대에서 김일성 일가를 우상화하는 선전물들이 붕괴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무산군 독소리에 있던 대형 유화작품 벽화 ‘사령부를 목숨으로 보위하여’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무너졌다”며 “이 대형 유화작품은 시멘트 벽체로 된 구조물에 부착되어있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사령부를 목숨으로 보위하여’는 1940년 6월 만주군 ‘간도특설대’와의 전투당시 김일성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 지킨 아내 김정숙을 그린 유화작품입니다. 소식통은 이 유화작품이 양강도 대홍단군과 무산군을 연결하는 길목에 설치돼 중국에서도 잘 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유화작품이 부착된 시멘트 벽체는 1970년대 후반에 건설됐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시멘트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유화작품이 훼손된데 대해 “시설이 너무 낡았던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16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무산군에서 지난해 11월 초에 ‘1호 영상’ 벽화가 허물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말하며 “비슷한 시각 청진시 수성천일대에서도 대형 선전구호가 무너져 내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선전구호는 청진시 수남구역과 송평구역을 잇는 ‘수성천’ 다리 양측에 세워져 있었는데 그중 송평구역쪽에 설치된 대형 선전구호가 무너져 내렸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구호 하나의 길이는 보통 30메타 정도였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함경북도 국경연선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지난해 말 무산군과 청진시에서 일어난 벽화, 구호 붕괴 사고를 아직도 떠들고 있다”며 “당, 사법기관에서는 이 사고를 한국과 연계된 우리(북한) 내부 불순분자들의 책동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현지 ‘사적물보존관리소’ 직원들은 이 사고가 인위적이라기보다 관리부실로 인한 자연 현상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선전구호나 영상벽화는 모두 현지의 ‘사적물보존관리소’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모자이크 벽화를 비롯해 새로운 우상화 물들을 계속 만들어 내기만 하면서 기존 1970년대부터 세워놓은 낡은 우상화 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반혁명분자들의 책동설’과 관련해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이라며 “실제 무너진 벽화나 구호는 다른 선전물들과 달리 바람 곬이 매우 강한 곳에 설치되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