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은 김일성 사망일인 지난 7월8일 길림시에서 개최된 김일성추모행사에 동북 3성(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에 주재하는 무역일꾼들에게 전원참석을 지시했지만 참여율은 아주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월 8일 중국 길림 시에 있는 ‘길림육문중학교’에서 있었던 김일성 사망 추모행사에 북한공관측에서 무역 주재원들에게 전원 참여할 것을 지시했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행사에 참석했던 중국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북한공관에서는 동북 3성에 주재하는 무역 주재원들은 이 행사에 전원 참여할 것을 지시했지만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은 대상자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행사 참여율이 저조했던 이유는 주재원들이 예년과 달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과거 같으면 이런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충성심이 없는 자로 간주되어 엄중한 처벌을 면키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불참자들에게 별다른 문책조치 없이 조용히 처리하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행사에 참여하려면 보통 온 가족이 함께 가야하는데 꽃다발 증정과 함께 성인은 1인당 1000위안, 자녀들은 1인당 500위안 정도의 충성의 자금을 내 놓아야 한다”며 “부인과 자녀 한 명이 함께 참석할 경우 충성의 자금 2500위안에 꽃다발 구입 비용과 왕복 교통비 등까지 합하면 4천~5천 위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같으면 이정도 비용은 문제가 안 되었겠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무역 주재원들의 외화벌이 사업이 막히다 시피한 요즘에는 이 금액은 아주 큰 부담이라는 겁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조선족 소식통은 “대북 제재로 무역환경이 어렵게 되자 무역 주재원들 중 과제를 제대로 수행해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주재원들이 돈이 없어 김일성 추모행사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에서도 주재원들이 처한 무역환경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과거처럼 과제 수행을 못했다고 몰아붙이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무역일꾼들을 너무 몰아 붙이면 뛸(탈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