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도의 북한 선박 나포는 올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가 엄격히 이행되고 있다는 실례라고 지적하면서 최근 버마와 북한 사이 핵개발 관련 협력설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인도 경찰 당국은 아직 북한 선박에서 방사능 물질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한 점의 의혹도 없을 때까지 무산호에 대한 검색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습니다.
인도의 정보 당국자도 영국의 BBC방송에 북한이 버마로 핵물질과 장비를 운송하려 했다는 확실한 정보 보고서(definite reports)가 있다면서 경찰과 과학자 등을 동원해 무산호에 대한 철저하고 완벽한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도의 정보 당국과 서구 우방국 정보기관은 북한이 버마로 핵개발 관련 장비와 물질을 운반하는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인도 정보 당국자는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인도 정부가 버마와 북한의 핵개발 관련 협력을 매우 면밀히 주시해오고 있다는 증거이며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에서도 관련 정보를 넘겨받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iksch: Indian intelligence keeps very close track of Burma and they are also getting information from intelligence agencies, probably from the US and UK at least.
닉시 박사는 무산호가 버마로 향했을 가능성이 크며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북한은 민간 물자 운반선에 군수 물자를 숨기는 데 매우 능하기 때문에 이를 찾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한미정책연구소 소장도 이번 인도의 북한 화물선 나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회원국이 철저히 이행한 실례라면서 북한은 앞으로 국제 화물 운송에 나선 자국 선박이 언제라도 검색을 당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Snyder: There is always a risk and the likelihood that the ships will be asked to have their cargo examined.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미국 정보 당국이 인도 측과 무산호 관련 정보를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만일 무산호에서 핵 관련 물질이 발견된다면 이는 국제사회의 더 강한 대북 제재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무산호는 지난 5일 버마와 가까운 벵골만 인근 인도령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에 들어가 인도 당국의 허가 없이 이틀간 정박했다가 인도 해양 경비대가 7일 교신을 시도하자 응답하지 않고 도주했습니다.
당시 무산호는 인도 경비함이 6시간가량 추격한 끝에 공포탄을 쏘며 위협하자 멈춰 섰고 결국 니코바르 제도의 포트 블레어 항구로 나포됐습니다.
인도 당국에 따르면 무산호는 지난달 27일 1만 6천 톤 가량의 설탕을 싣고 태국에서 출발해 이라크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30일 싱가포르에 기항했다 5일 만에 인도령 니코바르 제도에 들어갔습니다.
인도 언론은 무산호가 인도 영해에 허가 없이 정박했고 해안 경비대의 교신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으며 항해일지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의심스러운 측면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인도 당국은 10일 한국어 통역인의 도움을 받아 무산호에 승선해 있던 39명의 북한 선원에 대한 심문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앞서 인도 당국의 수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