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인도네시아가 다음달 60주년을 맞는 아시아-아프리카회의, 즉 반둥회의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참석을 희망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김 제1비서의 참석 여부를 통보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1955년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반둥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
아크멧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제3세계 지도자들이 주도한 이 회의는 비동맹운동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아크멧 수카르노 (개회사):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함께 모여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새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북한은 1965년 10주년 회의때 김일성 주석이 아들 김정일을 데리고 참석하는 등 반둥회의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2015 아시아-아프리카회의에 김정은 제1비서의 참석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 제1비서는 권력 승계 뒤 ‘할아버지 따라하기’에 나선데다 아세안 등 제3세계 국가와 관계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주최국인 인도네시아도 성사될 경우 김 제1비서의 첫 외국방문이 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김 제1비서에게 공식 초대장을 보낸 데 이어 지난 주에는 유숩 칼라 부통령이 참가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일본을 방문한 칼라 부통령은 김 제1비서의 방문이 실현될 경우 북한과 일본 간 관계 개선을 중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김 제1비서의 참석 여부에 대해 여전히 확답하지 않으면서 뜸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일본, 중국, 파키스탄 등 17개국이 내달 반둥회의 참석을 확정했지만 아직 북한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지난 13일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나 김 제1비서의 5월 전승절 참석 문제를 논의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재로선 인도네시아가 아닌 러시아가 김 제1비서의 첫 해외순방국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