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재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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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9일 최고인민회의를 열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재추대했습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총리는 유임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구성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회의가 9일 오전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습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국방위원회 인적 구성의 변화입니다.

예상대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재추대됐습니다.

숙청된 장성택을 대신해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부위원장에 오른 점은 눈에 띕니다. 이로써 최룡해는 국방위원회 위원에 임명된 지 2년 만에 부위원장으로 승진하면서 로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 핵심 권력기관의 요직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리용무와 오극렬 부위원장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군부 원로인 김영춘은 탈락했습니다.

국방위원으로는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조춘룡 등이 새로 선출됐습니다. 조춘룡은 제2경제위원장에 선출된 인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박도춘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국방위원으로 유임됐습니다. 반면 김격식, 주규창, 백세봉은 국방위 위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국방위원회 구성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과 부위원장 3명, 위원 5명 등 모두 9명으로 2012년 4월 12명보다 3명이 줄었습니다.

이번 인적개편 결과를 지켜본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지도부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권력 진용의 새판짜기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습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현재까지는 김정일이 구성한 국가지도기관으로 북한을 이끌어왔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의 사람들로 국가조직 구성을 완성하고 '강성국가 건설' 등 주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안정에 초점을 맞추려한 정황은 여러 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올해 86세의 고령을 이유로 은퇴가 예상됐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는 “김정은이 아직 경험 부족으로 과거 김일성처럼 명실상부한 국가수반으로서 외교의 전면에 나설 준비는 안 된 것을 의미하는 듯 하다”고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박사는 평가했습니다.

경제회복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으로 점쳐졌던 박봉주 내각 총리도 유임됐습니다. 박 총리가 제의한 내각의 상(장관)들도 전원 찬성으로 임명됐습니다.

특히 리수용 전 스위스 대사가 외무상으로 새로 기용됐다는 점은 눈에 띕니다. 리수용은 김정일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며, 장성택 숙청의 영향으로 정계 은퇴가 예상된 바 있었습니다.

한편,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는 주석단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와병 중이거나 권력 구도 밖으로 밀려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 격으로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의 인사권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개최는 요식 행위일 뿐이라는 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북측은 하루 전 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고 중요 안건들을 미리 처리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17일에는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와 정치국 회의를 잇달아 열어 당 조직을 정비하고, 이번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1차 회의를 통해 국가기구를 재정비한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앞서 북측은 지난달 9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르고 김정은 제1비서를 처음으로 대의원에 선출했습니다. 당시 뽑힌 대의원은 모두 687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