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외부 정보의 유입이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는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뉴욕에서 정보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인근에서 ‘정보 차단 깨기: 북한에서 외부 정보 유입의 영향력’이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렸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 일본 외교부 등이 주축이 돼 열린 이날 행사는 외부 정보가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북한 사회에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를 알리는 것의 중요성과 외부 정보를 통해 북한 체제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행사장에는 탈북 화가로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송벽씨의 작품 30여 점이 전시됐으며, 최근 한국에서 인터넷 연재 만화인 웹툰 ‘로동심문’으로 잘 알려진 탈북자 최성국씨의 작품이 방영됐습니다.
유엔 외교관과 탈북자, 북한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 이외 북한에 관심있는 일반인이 두루 참석한 행사에서 이날 사회를 맡은 톰 말리노스키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는 “외부 정보를 철저하게 차단해 온 북한 정권이 얼마 전부터 외부 정보 유입으로 인해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말리노스키 차관보 :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주지 않는 지구상 유일한 나라가 북한입니다. 김씨 일가가 3대에 걸쳐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면서 또 다른 한국이 있다는 사실, 남한 사람들이 얼마나 자유롭고 부강하게, 행복하게 잘 사는지, 반면에 북한은 국방비에 지출하느라 주민들을 굶어죽게 하고 있다는 정보를 숨겨오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해 보십시요.
정보가 폐쇄된 북한 사회에서 최근 외부 정보가 유입되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해 이날 행사에는 송벽, 이성민, 최성국 등 3명의 탈북자들이 특별 초청, 증언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북한에 있을 때 한국 드라마나 영화, 미국의 라디오 방송 청취 등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외부 세계를 인지하고 탈북을 결심했습니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 탈북해 현재 미국의 컬럼비아대학에서 학업 중인 탈북자 이성민씨는 DVD나 USB(휴대용 저장 장치)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성민 :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 유입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마음과 감정을 변화시키는 자극제와 같습니다.
웹툰 작가인 탈북자 최성국씨는 북한에서 한국영화를 시청하다 발각 돼 감옥까지 갔다 온 사연을 전하며 북한 정권이 그토록 단속하는 외부 정보의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연회 마지막 순서로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는 “김정은이 올해 실시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횟수는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 18년 간 실시한 것보다 많다”며 “외부 정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정보 차단 시스템보다 앞서고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