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도발 후 북 인터넷 9시간 동안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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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인 29일 밤 북측 인터넷망이 마비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소수의 특정 계층만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피해는 적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터넷이 29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9시간 동안 마비됐다고 국제 인터넷 환경을 감시하는 업체 ‘BGPmon’이 30일 밝혔습니다. 북측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거의 하루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에 따라 평양 류경동에 할당된 것으로 알려진 1024개의 IP, 즉 인터넷 주소로 운영되는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의 인터넷 공간도 한때 마비됐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측 관련 당국에 따르면 평양에 있는 ‘스타조인트’라는 북한과 태국의 합작 회사가 북측 IP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전문가는 31일 “인터넷 마비는 자체적으로 망을 차단했을 때나 외부로부터 공격받았을 때 일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남측 한국인터넷진흥원은 “해당 업체가 내놓은 자료는 봤지만 북한의 인터넷이 실제 마비됐는지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BGPmon’은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즉 SNS를 통해 “북한의 인터넷은 전국적으로 9시간 동안 마비된 후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업체가 제시한 도표에 따르면 30일 새벽 5시부터 5시 30분 사이 북한의 인터넷은 일시적으로 복구됐지만 이후 또다시 30여 분 간 마비됐습니다.

“전국적인 인터넷 마비”라고 업체 측은 표현했지만 북한에서는 소수 인원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대남공작부서, 정찰총국, 사이버 부대, 미림대학 등에서 제한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하는데 (북한에서는 인터넷이) 일반적인 곳이 아니라 마비됐다고 해서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진 않습니다.

이번 북한의 인터넷 마비 사태가 지난 2014년 12월 미국의 ‘소니픽처스’가 인터넷상에서 공격을 받은 이후 북한 인터넷이 마비됐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당시 사건의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는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이 운영하는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인터넷 공간에 대한 접속이 차단되는 등 인터넷망이 마비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