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사령부 ‘장성택 실각’ 주동”

앵커: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설이 대두되는 가운데 북한군 보위사령부가 주동이 되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0년대 악명을 떨쳤던 보위사령부가 다시금 공포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에 인민군보위사령부가 주동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 대북 소식통이 말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북한군 보위사령부를 거론하면서 1990년대 '보위사'의 악명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장성택 실각 사건에 대한 소식이 신의주를 비롯한 국경도시에로 퍼져 가고 있다"면서 "이에 외화벌이 기관들과 중국 주재 북한 무역회사들은 보위사령부 검열이 다시 시작되면 피바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북한에서 불거진 장성택 실각 사건에 인민군 보위사령부가 주동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 대북 소식통은 앞서 11월 20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평양에서는 진행된 북한군 보위일꾼 대회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 보위일꾼 대회가 근 20년 만에 예고 없이 불쑥 소집된 것도 장성택 숙청과 같은 중대 사건을 치른 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중심으로 한 친위세력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진행됐을 수 있다고 그는 해석했습니다.

조경철 북한군 보위사령관은 당시 대회를 "수령 보위, 정책 보위, 제도 보위, 대열 보위전"으로 강조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맹세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장성택 실각사건에 인민군 보위사령부가 주동세력으로 참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시 대회가 조선인민군 보위일꾼 대회라고 명명됐지만, 사회의 반체제활동을 감시하는 국가안전보위부 수장인 김원홍 부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원홍 부장이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지시찰에 밀착 동행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등장해 장성택 실각에 보위부가 나서지 않았는가하는 해석도 적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3년 전에 북한을 떠나온 고위 탈북자는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를 지도하는 당 기관 수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국가안전보위부에도 장성택의 심복들이 적지 않게 포진됐을 것"이라면서 "보위부 보다는 군 보위사령부가 장성택 측근들을 처벌하는데 주동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군 보위사령부는 1996년 '6군단 사건'을 통해 군부 내 반 김정일 세력을 숙청하는데 앞장서 주민들 속에서 악명의 대명사로 남았습니다.

인민군 보위사령부는 원래 군부 내 반체제 및 방첩 임무를 맡고 있지만, 1990년 중반 이후 사회 외화벌이 기관과 무역기관, 당과 정부의 고위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하면서 군과 민을 가리지 않고 넘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