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성택 체포 사진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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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은 반당·반혁명 종파주의 혐의로 모든 직책에서 해임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체포 장면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2인자 장성택의 숙청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9일 오후 3시 18분쯤 전날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하며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회의장에서 인민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나가는 사진을 화면을 통해 방영했습니다.

이날 오전 북한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장성택을 모든 직책에서 해임하고 당으로부터 출당·제명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밝힌 장성택의 죄목은 종파주의를 비롯해 부정부패, 여성들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입니다.

더구나 ‘장성택 일당’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와 제거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에서는 장성택 실각설로만 보도됐는데, 북한의 이번 발표로 장 부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숙청됐음이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확인된 장성택의 해임 사실에 대해 “북한 동향을 좀 더 주시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내부동향이라든지, 대외관계라든지 이런 것을 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북한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숙청을 공식화하고 현장 체포 장면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일부에선 장성택이 이미 처형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김정은 제 1위원장의 고모부라는 점을 고려해 살려둘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다른 사람이라면 총살감이 분명하지만 백두혈통인 김경희의 남편이라는 점에서 당장 목을 매는 교수형은 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성택의 숙청으로 그가 추진하던 각종 사업들도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북한이 이번 정치국 결정서에서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주요한 몫을 담당한 부문과 단위들을 걷어쥐고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들이 자기 역할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것은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때문에 장성택이 없는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느냐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남한의 남재준 국정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외관상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승계가 완료된 것으로 보이나 불안정성도 증대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김정은 체제의 불확실성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