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숙청, 미북 관계 영향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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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제2인자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이 미북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방정보국 등에서 20여 년간 북한문제를 분석해 온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선임연구원은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이 북한의 대미정책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매체들이 장성택이 정치나 경제 개혁, 혹은 유화적인 정책에 반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이 “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 막대한 해독을 끼치는” 등의 반당 행위를 했다고 밝힌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입니다.

장성택은 종종 ‘개혁주의자’로 언급돼 왔지만, 그가 대외정책에서 유화주의자라든지 경제, 정치 개혁을 옹호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대외관계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에 따라 강경파와 개혁파로 보이도록 했다는 것이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주장입니다. Pyongyang has created the perception of factions of hardliners and reformers as part of a "good cop, bad cop" strategy to elicit benefits during negotiations. As a Korean adage warns, "The same animal has soft fur and sharp claws."

따라서, 북한은 숙청작업을 이어가며 핵과 미사일 능력을 높여 나갈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6자회담 등에 복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도 장성택의 숙청이 미북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고스 국장: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현지지도에 동행하거나 북한당국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메릴 뉴먼 씨를 일련의 숙청과정과 맛물려 석방시킨 것은 북한이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봅니다. 기존의 경제정책을 지속하고 미국 등과의 강경정책을 당분간은 자제할 것이라는 말이죠.

고스 국장은 북한이 얻고자 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경우 공세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워싱턴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의 알렉산더 만수로프(Alexander Mansourov) 객원연구원(visiting scholar)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장성택이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던 만큼 북중, 북일 관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미북 관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뉴먼 씨를 석방한 것이 장성택의 숙청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 차원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에게 뉴먼 씨의 문제는 중요도가 떨어지고 내부선전용으로 뉴먼 씨를 이용한 후에 더 이상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석방했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