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기존에 시행되고 있던 경제개혁 움직임들이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노동자의 월급이 최소 100배 이상 차이나 서민생활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체제 들어 추진되던 경제시책들이 장성택 숙청 이라는 뜻밖의 변수에 부딪쳐 사실상 좌초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과 연락하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들은 장성택 사건 이후 사회 전반은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였고, 장마당만 간간히 유지될 뿐 국가 경제는 완전히 엉망이라고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평안북도 지방 사정에 대해 잘 아는 무역업자 양 모씨는 "웬만큼 가동된다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도 월급이 두 달 째 밀려 있다"면서 "장마당 물가는 고정돼 있고 쥐꼬리월급으로 인민생활은 더 암울하다"고 말했습니다.
실례로 새 경제관리시행 초기에 노동자 월급이 30배에서 최고 100배까지 올라간다고 희망을 줬는데, 현재 일반 사무원과 노동자 월급은 1,500~3,000원 사이를 맴돌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양 모씨는 "교원의 한 달 노임(봉급)이 1천 300원인데, 이발소에서 머리 한번 깎자면 2천 원씩 내야 한다"며 그래서 "머리를 절반만 깎고 다녀야 겠다"는 우스개 소리도 돌고 있다고 내부 실정을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에서 쌀 1kg은 5천 5백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소 자율경영권을 확대한다고 지침만 내려왔을 뿐 대외무역 통로도 막히고, 원료와 전기 부족으로 기관, 기업소 간부들은 쩔쩔매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최근 장성택 숙청과 관련해 이 소식통은 "그가 중국과 거래를 맡아 해서 경제가 좋아질 거라고 희망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기대도 무너졌다"고 실망했습니다.
또 오는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정치행사에 돌입하면서 북한당국이 사상강조와 함께 장마당 출근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분조관리제, 포전관리제가 실시됐다는 농촌의 상황도 다를 바 없습니다.
함경북도 농촌 실정에 대해 잘 아는 미국에 사는 한 탈북자는 분조관리제가 실시된 올해 농민들의 수입도 신통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정부에서는 평균적으로 농사가 잘된 밭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다 망했다고 그러거든요. 여전히 빈민층들은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못해서 정부에서 내라고 하는 식량만큼도 수매시키지 못해 아우성이라고 해요.
북한당국이 수매 곡을 더 받아내기 위해 농사가 잘된 땅을 기준으로 평가했다면서 국가 수매곡으로 70%를 바쳐야 하는 농민들은 내년도 먹을 식량도 건지지 못할 형편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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