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의 전문가들은 장성택 숙청 이후 이란에 대한 북한의 핵확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우려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데이빗 애셔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선임자문관은 미국 등은 이란의 핵협상 합의가 이뤄진 시점에 북한의 핵확산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경고했습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 :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제한하는 등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자만해서는 안됩니다. 이란은 핵무기나 관련물질을 북한에서 수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성택의 실각은 좋은 징후가 아닙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한국의 아산재단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관련 토론회(Iran Nuclear Deal and Its Implications to North Korea)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통치자금을 조달하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숙청한 후 불법으로 핵무기나 고농축 우라늄 등 관련물질의 수출을 통한 외화벌이에 주저없이 나설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그러면서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 등에 북한의 핵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요구했습니다.
토론회를 참관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시 박사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란이 북한의 핵개발에 수 십억 달러를 투자한 정황이 있다며 장성택의 숙청이 이란과 북한의 핵협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닉시 박사 : (장성택이) 지난 2월 북한 핵실험을 막으려 했다는 보도에 신빙성이 있습니다. 장성택은 북한이 핵개발이 가속화되면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우려했던 거죠. 그가 군부강경파에 밀려났기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을 지원하는 이란은 속도를 내도록 종용할 겁니다.
닉시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핵실험 강행을 추진한 군부 강경파의 손을 들어주었고 장성택이 세력다툼에서 밀린 이상 북한은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란은 샤하브 미사일과 같은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노동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가 빨리 개발될 수록 자국의 이익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한국의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천 전 외교안보수석 : 중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에 타격을 가하지 않도록 했을 뿐입니다.(All China did was to make th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harmless and teethless.)
천 전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할 수 없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대 이란 경제제재와 유사한 새로운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도록 일치 단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핵을 보유한 채 몰락하든지 핵이 없이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든지 선택할 수 밖에 없을 만큼 효과적이고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