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처형당하기 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자신의 아내인 김경희를 개별적으로 만나게 해 줄 것을 거듭 간청했으나 이러한 요구가 끝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한 간부들속에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처형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자신의 측근들로 앞서 처형된 행정부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끝까지 보호하려 했다는 이야기들이 북한의 중간급 간부들속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성택이 “나의 모든 직책과 명예를 다 내려놓겠다”면서 김정은에게 백기투항 하고 처형을 면하려 했지만 측근들은 물론 자신의 목숨조차 건지지 못했다고 복수의 북한 간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의 한 간부소식통은 “장성택의 처형엔 우리도 이해하기 힘든 문제점들이 많다”며 “장성택이 왜 그렇게 전격적으로 잔인하게 처형당했는지를 놓고 중앙당 내부도 몹시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성택이 처형되기 전에 노동당 중앙위 과장급 간부를 만나 어느 정도 사연을 들었다고 밝힌 이 간부는 “당시까지만 해도 중앙당 과장도 장성택이 처형되리라곤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리룡하 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체포된 후 장성택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아내인 김경희에게 개별적으로 만나 줄 것을 매일 같이 요청했다며 이러한 사실은 웬만한 중앙의 간부들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간부소식통도 자강도 당 행정부 간부의 말을 인용하면서 “리룡하와 장수길이 체포된 후 장성택은 그들의 법적인 처벌은 인정하면서도 사형만은 완강히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어 장성택은 자신의 모든 직위와 명예를 다 내려놓겠으니 부하들에 대한 처형만은 막아달라고 간청하면서 “매우 중대한 사안이 있으니 꼭 만나 줄 것”을 김정은과 김경희에게 거의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장성택이 김정은과 김경희를 직접 만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자들이 장성택의 요구를 묵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장성택이 죽기 전까지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빠르게 알려지며 간부들속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러한 사실들을 놓고 볼 때 장성택은 자신을 제거하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간신들의 모함에 걸려 변명할 틈도 없이 전격적으로 처형됐다는 것이 중간급 간부층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