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장성택 처형 이권 갈등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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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성택 처형 사건은 권력 투쟁이 아니라 이권 갈등이 원인이었다고 한국의 국가정보원장이 말했습니다. 또한 장성택 숙청 이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김정은의 측근 실세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성택은 김정은의 명령을 듣지 않아 처형됐으며, 그 배경에는 이권 챙기기가 있었다고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장성택이 이끌던 행정부 산하 ‘54부’가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전했습니다.

정청래 의원: 장성택 숙청은 기관간 이권 갈등 및 장성택 측근의 월권 문제가 누적된 상황에서 김정은의 이권 개입 조정 지시가 거부되자, 그러니까 김정은이 시정 조치를 지시했는데 이것이 거부되자, 유일영도 위배로 결론내려서 숙청했다는 것이 국정원의 보고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장성택 숙청이 북한 내부 권력투쟁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이것이 북한 정권의 안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평가했습니다. “외견상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면종복배’로 권력 난맥상과 민심 이반이 심화하면 내부 분열이 가속화할 소지가 있다”고 남 원장은 분석했습니다. 면종복배는 겉으로만 충성하는 듯한 태도를 뜻합니다.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의 동향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장성택 숙청 이후 건강은 이상이 없으나 공개 활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남 원장은 보고했습니다.

또한 남재준 원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력구도 변화와 관련해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김정은의 측근 실세로 부상했으며, 김원홍을 통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측근 실세는 김원홍과 최룡해 총정치국장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남 원장은 또 “장성택과 연계된 보안부장 최부일, 합영투자위원장 이광근, 부총리 로두철, 당비서 문경덕 등은 정상 활동 중이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고 신상 변동에 대한 여부는 조금 더 주시해 봐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장성택은 지난달 중순 구금 조치됐고, 이후 같은 달 하순에 측근인 리룡하와 장수길이 공개 처형됐습니다. 북한은 지난 8일 장성택을 출당 제명 조치하고 나흘 뒤인 12일 사형을 집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