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차장, 평양서 러 대사와 ‘북핵 외교해법’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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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방북 이틀째인 6일 북한 박명국 외무성 부상을 만나 면담했습니다. 이날 펠트먼 차장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찾았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6일 펠트먼 사무차장이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담했다고 전했습니다.

양측이 북한과 유엔 간 협력과 유엔 기구들의 대북 협조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는 게 북한 측 발표입니다.

앞서 이날 일본 교도통신은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면담에 앞서 박 부상이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평양발로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펠트먼 차장은 이날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도 방문해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와 면담했습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 측은 6일 웹사이트를 통해 마체고라 대사가 유엔 기관의 다채로운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에 대해 펠트먼 차장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펠트먼 차장은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관의 자금조달 문제와 관련해 협조해 주는 데 대해 사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또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정치, 군사적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정부가 앞서 제안한 이른바 ‘단계적 북핵 해법’만이 유일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사관 측에 따르면, 펠트먼 차장은 군사력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은 용납될 수 없고 조속히 북핵 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데 러시아 측과 동의했습니다.

한편 미국 AP통신도 6일 평양발로 펠트먼 차장의 방북 이틀째 소식을 전하면서 펠트먼 차장의 이번 방북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 출신으로 미국 국적인 펠트먼 차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이 미국과의 핵협상 의사를 타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펠트먼 차장의 방북이 미국 정부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노어트 대변인 : (펠트먼 차장은) 미국 정부의 어떤 메시지도 지참하지 않았고, 미국 정부를 대변해 방북한 것도 아닙니다.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6일 예정됐던 정례기자설명회가 취소됐지만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전날 기자들에게 펠트먼 차장이 무사히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일정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그의 방북 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 진전상황에 대한 개별 설명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