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생일 초라하게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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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3돌을 맞으며 평양에서 요란한 경축행사들을 열었지만 정작 지방의 주민들에겐 식량을 비롯한 '명절공급'조차 없이 초라한 명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73돌이 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농촌주민들에게 아무런 공급도 없이 초라하게 지나갔다는 북한 현지 소식통들의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해마다 2월 16일이면 술 한병 정도라도 ‘명절공급’으로 주었고 이틀간의 식량을 ‘명절미’로 공급했다”며 “하지만 올해엔 이틀간의 휴식만 주었을 뿐 일부 지방주민들에게 아무런 공급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예군인(상의군인)’들과 전쟁 노병들에게만 술 한 병에 닷새 분량의 식량을 주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주요 행사는 김정일의 고향이라고 하는 삼지연군에서 ‘얼음축제’와 10분간 축포(불꽃놀이)를 쏘는 것이 전부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16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강도 만포시에서 명절공급으로 매 가정세대 당 술 한병과 된장 400그램씩 주었다”며 “해마다 2월 16일이면 주던 ‘명절미’도 올해에는 공급하지 못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1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회령시는 매 가정세대들에 술 한병과 돼지고기 200그램씩 공급했다”며 “돼지고기 공급을 위해 회령시 오봉리에 있는 회령 돼지목장에서 22마리의 돼지를 도축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보잘 것 없는 술과 돼지고기도 회령시에 거주하거나 회령시 ‘중봉탄광’에서 일하는 6천여의 가정세대들에만 공급했을 뿐 회령시에 속한 다른 농촌들은 공급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방마다 명절공급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지방자체로 명절공급 물자를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앙의 몫은 주민들에게 ‘명절미’를 공급하는 것인데 올해는 그마저도 지키지 못했다고 그들은 언급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과 김일성 주석의 생일 4월 15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지정하고 다른 명절들에 비해 항상 이날에 제일 많은 명절공급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2월 16일 명절공급만 봐도 지금 우리(북한) 내부의 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남음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내부 사정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