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 '뵙고 싶어'를 군인들속에서 금지곡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사들이 가사를 왜곡해서 부르는데다 이 노래를 통해 김정은 정권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노래 : … 김정일 동지, 아 뵙고 싶어…
‘뵙고 싶어’, 1990년대 초 ‘보천보 전자악단’에서 창작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찬양가요입니다. 한때 주민들속에서 인기를 얻었는데 최근 인민군 총정치국이 군인들에게 ‘뵙고 싶어’를 금지곡으로 지정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남한 노래도 아닌 북한의 노래, 그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를 제목까지 꼭 짚어 금지시킨 사례가 여태껏 없었기에 소식통들도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군인들속에서 말썽도 많았던 노래 ‘뵙고 싶어’가 끝내 금지곡으로 선정되고 말았다”며 “가사를 왜곡해서 부르는 것을 금지한 게 아니고 아예 노래 자체를 부르지 못하도록 지시가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북한 일반주민들 속에서도 그래, 특히 군인들속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가요 ‘뵙고 싶어’는 많은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군인들속에서 ‘뵙고 싶어’라는 말은 ‘배고프다’는 뜻을 가진 은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군인들이 ‘뵙고 싶다’를 외치는 이유 중엔 김정은이 시찰한 군부대에만 물고기를 선물하는 관행을 야유하는 의미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자신들도 다 같은 군인들인데 물고기를 공급하겠으면 다 같이 공급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항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그 속엔 또 김정은의 현지시찰이라도 받게 되면 한 순간이나마 인간답게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굶주린 군인들의 간절한 소원도 숨겨져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인민군 총정치국이 가사를 왜곡해 부른다는 구실로 노래 ‘뵙고 싶어’를 금지곡으로 정했지만 그 이면엔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군인들이 모임이나 여가시간을 통해 집단 광기를 부리며 ‘뵙고 싶어’라는 노래를 부르는 것은 과거 권력인 김정일에 대한 찬양의 형식을 빌려 김정은 정권에 대한 거부감을 교묘하게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원인으로 군 간부들은 병사들이 “‘뵙고 싶어’를 부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인민군총정치국도 김정은에 대한 거부감이 은연중에 노래를 통해 쏟아지자 해당 곡을 금지시킨 것”이라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