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로 북-말레이 관계 악화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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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도된 김정남의 시신 인도와 관련해 북한과 말레이시아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친밀했던 양국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관리들은 15일 김정남 시신 부검에 앞서 시신을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를 거절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측은 자국 영토 내에서 일어난 형사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행사하고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해 북한 측의 요구를 뿌리치고 이날 약 7시간 동안 부검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말레이시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 측에 인도할 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과 말레이시아 사이 외교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5일까지 부검 결과나 사건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그 발표로 인해 이번 사건의 배후가 북한으로 밝혀진다면 최악의 경우 말레이시아와 북한 간 외교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클링너 연구원 : 아웅산 폭탄 테러 이후 당시 버마는 한동안 북한과 국교를 단절했는데 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도 그와 유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양국 관계악화) 수위는 북한이 이번 사건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개입됐는지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지난1983년 북한은 미얀마에서 아웅산 테러를 자행해 다수의 한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사망했는데 당시 미얀마는 이 사건을 이유로 북한과 외교 관계를 단절했고 2007년에서야 국교를 재개한 바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에서 북한과 친근한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북 간의 비공식 접촉 장소로도 사용될 만큼 북한이 선호하는 국가인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평양과 쿠알라룸푸르 간 고려항공 직항편도 개설돼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 여권으로 비자, 즉 입국사증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국가로 북한 고위층이 병원 치료를 목적으로 방문하기도 하고 말레이시아 건설 공사에 북한 노동자가 투입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