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용의자는 ‘연예인 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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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남 살해 혐의로 체포된 여성 용의자 중 한명인 도안 티 흐엉의 각종 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 자료들에 따르면 흐엉은 한국 문화를 동경한 '연예인 지망생'에 가까웠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안 티 흐엉의 오디션 현장음)

가수 지망생들을 평가하는 베트남의 텔레비전 방송에서 한 여성이 노래를 부릅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이 여성은 수줍게 인사를 하고 퇴장합니다.

이 여성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에서 김정남을 공격한 후 체포된 도안 티 흐엉과 동일 인물로 추정됩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흐엉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영상과 사진 등 주목할만한 각종 자료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흐엉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인물들은 “자료상의 인물과 흐엉은 동일인물”이라고 각종 매체를 통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들에는 한국 문화를 동경하고 치장하기 좋아하는 여성의 일상이 담겨있었습니다.

관련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예쁘게 치장한 흐엉의 사진이 게재돼 있습니다. 진한 화장과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즐겼던 흐엉은 인터넷 개인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흐엉은 한국 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의 유명 연예인인 ‘태양’을 “가장 좋아하는 가수”라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또한 흐엉의 SNS에는 제주도 관광 당시 찍었던 사진도 올라와 있습니다.

흐엉과 관련한 각종 자료들을 접한 전문가들은 “흐엉을 전문적인 암살자로 보긴 매우 어렵다”는 분석을 내립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인권 운동가인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는 “흐엉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북한 공작원들이 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환 '준비하는미래' 대표: 흐엉이 남한과 북한 말투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 공작원이 한국 사람인척 접근했을 겁니다. (흐엉이)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면 한국 사람을 내세워 포섭했을 가능성도 있고 한국 연예계에 "선이 있다"는 식으로 접근했을 수도 있습니다.

1988년 베트남 북부 도시 남딘에서 태어난 도안 티 흐엉은 지난 15일 오전 김정남 살해 혐의로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흐엉은 “사람을 죽이는 행위인 줄 모르고 가담했다”면서 “말레이시아에서 동행했던 남성 4명이 공항 승객들에게 장난을 치자고 제안해 시키는데로 했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에 진술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