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2년이 넘도록 중국방문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북한당국이 주민교양 시간을 통해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 탓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방문에 나선 평안북도의 한 주민은 “최근 조선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이 집권 2년이 지나도록 중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갖가지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급해 맞은 당국이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중국방문을 못하고 있다는 선전을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그는 또 “집권 2년이 넘도록 외국 정상과 정상회담이 없는 것에 대해 주민들 속에서 지도자의 위신을 깎아 내리는 소문이 도는 것을 의식한 것 같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얼마 전부터는 주민 교양학습을 통해 남조선의 박근혜(대통령)가 중국을 여시(여우)처럼 꼬드겨 원수님의 중국방문에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다는 억지 선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선전은 오히려 주민들에게 정상회담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조선백성들도 이제 알만한 것은 다 알기 때문에 당국에서 하는 교양사업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없다”면서 “이런 교양학습은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저절로 수그러들 수밖에 없는 소문도 교양학습을 통해 역선전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주민들의 의구심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또 “중국의 습근평(시진핑) 주석이 아무런 소득도 없는데 나이 어린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위신이 제대로 서겠느냐” 면서 “나 같아도 하지 않겠다고 막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주재 북한 무역일꾼들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중국방문이나 정상회담을 못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며 애써 태연한 척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무역상은 “중국과 한국의 활발한 친선외교에 조선 주재원들은 무관심한 표정이지만 그들의 속내는 정반대”라면서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남조선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금년 10월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중국방문이 성사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북한 무역 주재원들의 근거 없는 주장도 내부 교양학습의 결과라고 중국 무역상은 풀이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집권 후 유일하게 지난해 10월 28일 몽골의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지만 김정은 제1비서와의 정상회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