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선군’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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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신설된 국가 최고 지도기관인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에 올랐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를 통해 ‘국가 최고수위’인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됐다고 전했습니다.

기존의 국방위원회가 확대, 개편된 북한의 새로운 국가최고 지도기관으로 알려진 국무위원회에는 위원장인 김정은 외에 3명의 부위원장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가 그 주인공입니다. 부위원장 외에 8명의 국무위원 명단도 발표됐습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중에서 선전 담당 김기남, 군수공업 담당 리만건, 대남 담당 김영철, 국제 담당 리수용이 국무위원에 올랐고 이 밖에 리용호 외무상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도 위원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신설된 국무위원회가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 구현을 위한 국방위원회를 대신해 김정은 시대의 국정을 총괄하는 새로운 최고 권력기구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의 말입니다.

고스 국장: 국무위원회의 신설은 '선군'의 종말을 고하는 또 하나의 결정타로 볼 수 있습니다. 국방위원회가 더 이상 최고 권력기구가 아니라는 점은 북한 정권 운용 과정에서 군부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고스 국장은 또 신설된 국무위원회가 기존 안보 중심의 국방위원회보다 더 폭넓게 경제, 외교, 안보 등 국정 전반을 다룰 수 있도록 확대됐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박사도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국무위원회 위원의 명단을 보면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와 대남정책, 대외정책, 선전선동 사안 등도 직접 챙기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박사는 또 신설된 국무위원회에 리수용과 리용호 등 외교 엘리트가 2명이나 들어가 있다면서 이는 외교정책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이 잘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김정은의 국무위원장 추대는 지난달 초 제7차 당 대회를 통해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당 최고위직에 오른 그가 국가기관에서도 새로운 최고위직에 올라 김정은 1인 지배 체제 완성에 한 단계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완전히 공고화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스 국장: 수년 내로 북한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최고 지도자로서 김정은의 정통성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 측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추대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구에 아무런 언급도 할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