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모란봉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의 중국 공연을 돌연 취소하면서 국제사회에 체면을 상실한 것과 관련해 외국에 체류하는 북한 소식통들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국제외톨이'에 비유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모란봉 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전격 취소시켜 중국에 외교적 결례를 보인 것과 관련해 해외에 머무는 소식통들은 14일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중국 동북지방에 체류 중인 한 북한무역업자는 “모란봉악단 공연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접한 (북한)일꾼들조차도 상식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비판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김정은은 자신이 ‘국제 외톨이(왕따)’임을 낱낱이 보여주었다”고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더욱이 최고 우방이라고 자랑하는 중국에 보인 외교적 결례는 김 제1비서가 얼마나 변덕스러운 지도자라는 것을 세계면전에서 시위한 셈이 됐다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내부 주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임을 전제로, “김정은이 중국 지도부에 자신의 위상을 확실하게 시위하고 싶어 1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공연단을 파견했다”면서 “수개월 전부터 두 예술단은 공연 준비를 위해 합동연습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발랄한 경음악을 위주로 하는 모란봉 악단과 장중한 관현악을 위주로 하는 공훈국가합창단이 앙상블(조화)을 맞추기가 어려운 두 주체였지만, 김 제1비서의 특별 지시로 두 예술단은 호흡을 맞추느라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중국지도부의 이목을 끌기 위해 중국가요나 북중 친선을 강조하는 노래도 여러 곡 준비시켰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했던 공연을 스스로 접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돌아간 것을 보면 양국간 충격적인 일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하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그는 “모란봉 악단이 왜 갑자기 철수했는지는 여전히 확인 중”이라면서 “집체 행동을 원칙으로 하는 북한이 공연취소를 전격 발표한 당일(12일) 모란봉악단 배우들만 비행기로 급히 귀국시킨 것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또 과거에 언제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북한 최고 지도부의 관행으로 볼 때, 이번 공연을 조직한 담당자나 공연취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은 숙청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최근 북한 간부들 속에서는 김 제1비서의 미숙한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크게 고조되던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3국에 체류중인 또 다른 북한 관계자도 “해외에 나와있는 웬만한 무역주재원이나 일꾼들도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국제 외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은 개인적으로 김정은 제1비서를 ‘왕따형 독재자’로 본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