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피살’ 북 당간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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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돌을 맞아 진행된 중앙경축보고대회를 TV를 통해 시청한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어두운 얼굴표정을 보며 공포감이 밀려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돌 경축중앙보고대회를 방영한 시간은 15일 오후 6시입니다. 북한은 각 공장기업소, 인민반별로 텔레비전(TV)에서 방영하는 중앙보고대회를 집단 시청하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16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송하리 농장원들은 농촌문화회관에서, 송하리 인민반 부양가족들은 농장 연구실에서 중앙보고대회를 집단 시청했다”며 “텔레비전에 나오는 김정은의 어둡고 사나운 표정에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중앙보고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어둡고 독한 표정을 한 김정은을 보며 주민들은 중앙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음을 눈치 챘다며 저마다 귓속말로 수군거리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 소식통은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김정일 생일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시청하던 주민들은 장성택 처형 직후인 2013년 12월 16일 김정일 사망 중앙추모대회에 참가했던 김정은의 표정을 떠올렸다며 이번에도 그 당시와 비슷한 공포감을 느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김정은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이 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해외에서 살해됐다는 사실을 아직도 주민들은 물론 지방당 간부들도 모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앙경축대회 분위기가 워낙 살벌해 최룡해와 김원홍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정황도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며 “하지만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이는 김정은의 표정에 주민들과 간부들 모두가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과 간부들은 장성택 처형 후에 있었던 숙청의 피바람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공포에 질려 있다”며 “김정은이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집단 시청함으로써 김정남 살해사건과 김원홍의 숙청 사실이 주민들속에 더 빨리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장소에 나타나든 표정이나 행동으로 속내를 절대 내보이지 않았다”며 “김정은은 집권이후 일부러 화를 내거나 어두운 낯빛으로 위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등 표정정치에 능한데 이런 행위는 오히려 인민들의 반감을 자초할 뿐”이라고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