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군 2인자 인민무력부장에 총정치국 출신 박영식을 임명한 것으로 사실상 확인된 가운데, 이는 군부를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예술선전대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 간부를 황병서, 박영식, 리영길 순으로 호명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 황병서 동지, 박영식 동지, 리영길 동지, 렴철성 동지, 윤동현 동지, 박정천 동지와 인민군 장병들이 공연을 함께 보았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관영 매체가 황병서와 리영길 사이에 박영식을 호명했다는 것은 인민무력부장에 박영식이 선임됐음을 사실상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박영식 대장이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되지 않았다면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사이에 불릴 수가 없습니다.
지난달 말 대장으로 승진한 사실이 확인된 박영식 대장은 군인들의 조직생활과 인사권을 가진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으로 총참모장 출신인 현영철에 비해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군단장 등 야전군인 출신이 맡던 인민무력부장 직에 이른바 ‘정치간부’인 박영식을 임명한 것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부 장악을 더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 기본적으로 군사 일꾼이 맡는 자리에 정치 일꾼인 박영식을 임명했다는 것은 북한의 군사 간부들을 보다 확고하게 장악하겠다는 김정은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북한 당국이 박영식 대장의 직책을 인민무력부장으로 공식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국제적 비난을 샀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잔인한 처형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정성장 연구위원은 북한 기록 매체에서 현영철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현영철 공개처형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되면 그것이 북한의 또 다른 인권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두려워해서 의도적으로 연막 작전을 펴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처형 사실을 중국 등 해외 공관에 통보한 것으로 14일 전해졌습니다.
알려진 그의 죄명은 ‘명령 불복종’과 ‘당 영도 거부’ 즉 김정은 지시 불이행입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이후 김영춘과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 그리고 현영철 등 5명의 인민무력부장은 평균 6개월마다 교체된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아직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잦은 인사를 통해 군부를 장악하고 여전히 체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