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폐쇄’ 미 정계 찬성… 전문가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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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환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11일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최근 북한의 일련의 ‘위험한 행동’을 응징하는 바람직한 조치이며 중국과 러시아도 이런 입장을 따라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중단시키는 데에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경제제재가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발의해 전날 상원을 통과한 고강도 대북제재 법안이 조속히 법제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10일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를 환영했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고집하는 한 국제경제체제의 일원이 될 수 없고 경제적 지원이나 투자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북한 측에 인식시켜야 하는데 이번 한국 측 조치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시각에 잘 부합한다는 설명입니다.

러셀 차관보: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결정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 지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결정은 한국 정부가 더 이상 북한의 도발을 좌시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더 이상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응할 순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이고 북한은 이제 핵무기와 경제개발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터프츠대 외교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도 이번 한국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이번 발표 전 이미 한국이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었습니다.

이성윤 교수: 매년 한국 정부가 이 돈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 북한 정권에 1억 달러 정도의 현금을 계속 제공해왔습니다.

반면 최근 북한과 중국을 다녀온 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는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결정은 ‘큰 실수’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우선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반발로 북한의 추가 도발이 빈번해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또 개성공단 폐쇄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가 다소 늦어질 순 있지만 북한 정권의 핵개발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며 결국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란 게 그의 지적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가 북한 정권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시걸 박사는 이번 한국 정부의 결정이 중국의 대북압박 강화를 설득하는 데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각에선 개성공단 폐쇄로 한국의 대북 현금유입이 중단돼 이제야 비로소 한국 정부가 중국 측에 고강도 대북제재를 요구할 ‘명분’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측의 이번 결정은 ‘한반도 안정’을 최우선시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본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시걸 박사의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