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개성공단 해결 대화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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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업지구를 둘러싸고 남북한이 연일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1일 성명을 내고 대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생산활동이 멈추면서 입주 기업들의 피해가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어 공업지구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박창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 안보와 상관 없는 민간 부문을 인질로 삼고 남북 경제협력의 보루를 무너뜨리려 한 것은 남북관계는 물론, 국제평화마저 악화시키는 일입니다. 이로 인해 북한은 투자 기피 국가라는 인식만 심어줄 뿐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며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에서는 “남측 정부가 북측의 존엄을 모독했기 때문에 공업지구가 잠정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음이 급한 입주 기업들은 대표단을 구성해 방북하고 싶다고 발표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11일 오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단 간담회’에 참석해 사태 해결에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를 반영한 듯 한국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통일부 장관의 긴급 성명으로 북한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큰 틀에서 대화 제의란 해석도 있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며, 이와 관련 북한 측이 제기하기를 원하는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정치권과 입주 기업들이 대화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 대화를 통해 실효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점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이날 류 장관의 성명 발표는 한국 정부가 이들의 요구에 답해 일정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남측의 이번 대화 제의에 북측이 더 거세게 나올 경우 공업지구가 폐쇄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생산활동 중단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개성공업지구. 현재 공업지구에 남아 있는 남측 근로자는 모두 200여 명입니다. 이들은 그저 상황 변화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