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압박으로 존폐위기에 놓인 개성공단을 북한이 차지하더라도 자체로 운영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폐쇄직전에 내몰린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에 입주했던 남측 인원들이 대거 철수하면서 향후 북한의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나와 있는 한 북한 주민은 29일 "북한이 정작 개성공단을 차지한다 해도 자체로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연락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이 소식통은 한국기업이 빠져나가면 개성공단에 중국기업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금강산 관광도 남한과 하다가 중단된 지 몇 년이 지나서야 북한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한다고 말이 있었는데, 벌써 중국 기업을 끌어들이겠는가?"면서 "개성공단 폐쇄를 바라보는 중국 내 시선도 곱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설사 공단을 통째로 차지한다 해도 전력과 자재부족으로 당장 생산이 어렵다"면서 "지금 평양시 중심거리에도 겨우 전기를 주는 형편인데, 개성공단과 같은 큰 공업지구를 움직일 전기가 어디에 있겠는가"며 우선 동력문제를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평양시 중심구역에도 정격 전압인 220V가 공급되지 못하고, 주파수가 불안정해 정밀도를 요구하는 한국 전기제품을 돌리기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요즘 당에서 군수물자를 돌려서 인민생활을 높인다고 계속 선전하고 있는데, 군수공장의 전기를 다 돌리면 어떨지 몰라도 현 상태로는 어림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개성공업지구를 떠나는 남측 근로자들의 모습을 본 중국인들의 감정도 썩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요즘 북한이 전쟁한다고 해서 중국 사람들이 조선에 투자하는 걸 주저했는데, 이번 개성공단 사태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 사람들은 북한이 주석(김씨 일가) 욕을 좀 했다고 백성의 명줄이 달린 개성공단을 차버리는 것을 이해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경제사정에 밝은 탈북자들도 북한이 개성공단 자체 운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 위원회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서재평 사무국장: 북한이 개성공단을 하려면 그 개성공단의 설비, 기술적 제원에 대해 전부 전수를 받아서 그것을 관리운영하고, 생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생산만 했기 때문에 자체로 운영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됩니다.
그는 "일반 북한 주민들은 개성에 남북이 합작하는 큰 공단이 있다는 소리는 아는데, 거기서 무엇이 생산되는지조차 잘 알지 못 한다"면서 "그만큼 개성공단은 북한 내에서도 격리된 공간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 국장은 "오히려 북한당국은 개성공단에서 한국 기업과 함께 일했던 5만 4천여 명의 주민들의 입을 통제하는 것이 더 큰 급선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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