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의지 있어야 개성공단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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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업지구가 문을 닫은 지 오늘(20일)로써 꼭 100일이 됐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여전히 공업지구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 등 정책변화가 없는 한 공업지구 가동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개성공업지구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한 것은 지난 2월 10일. 개성공업지구 가동 중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됐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되기에 앞서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먼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겁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제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다음날 개성공업지구 폐쇄를 통보하고 공업지구 내 자산을 동결시켰습니다. 개성공업지구로 가는 길이 끊기면서 개성공업지구는 군사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입주 기업들의 자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23개 업체의 피해액이 고정자산 5억 달러와 유동자산 2억 달러 등 7억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 몇몇 입주 기업들은 윁남(베트남)과 버마(미얀마) 등 동남아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입주기업 관계자: 제가 아는 기업만 10개 업체가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공단은 많은데 일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쪽도 인력풀이 부족한 것 같아요. 게다가 일부 공단에서는 봉제공장 같은 경우 아예 받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입주 기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피해가 작다고는 하지만 개성공업지구 제품을 파는 개성공단상회의 피해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전국 5개 대리점 중 이미 3곳이 폐업했거나 폐업 절차 중입니다.

가동 중단 100일째를 맞고 있는 개성공업지구. 남북관계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개성공업지구가 영구적으로 폐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개성공업지구 재가동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