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사태와 관련하여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하고,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문제도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우선이라며 북한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 관계자들이 30일 공업지구 방문을 추진 중인 가운데 북한이 기업인들의 방북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28일 오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나왔습니다.
조선중앙 TV: 그들이 들어오면 제품 반출 문제를 포함하여 공업지구 정상화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도 진행할 것이다.
북한은 또 기업인들의 신변 안전에 대한 보장도 약속했습니다.
신변 안전이 걱정되면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성원들이 함께 와도 좋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기업인들이 방북을 신청했을 때 한국 정부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방북을 허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북한 당국의 후속 조치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날 오후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통일부는 성명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개성공업지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남한이 제의한 당국 간 대화에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태의 책임은 본질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일부는 그 예로 북한이 통신과 통행을 차단한 점과 5만여 명의 북측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철수시킨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인들의 방북도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 북한이 당국과 민간을 분리해 접근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요. 현재 분위기에서는 기업인들의 방북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담화에서도 남한 정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남한 당국에 있다고 주장한 것과 함께 6·15공동행사를 허락하지 않은 것도 “남한 당국이 대결 책동을 벌여나가려는 술수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