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12일로 예정되었던 남북간 당국회담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에 조업재개를 고대하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남북한 당국 모두 공업지구 정상화를 회담의 의제로 처음부터 거론했던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11일 저녁 회담이 무산됐다는 속보가 전해지자 개성공업지구 폐쇄 장기화를 우려하며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걱정했습니다.
대부분의 입주 기업인들은 “그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입주 기업인 :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기대했는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개성공업지구의 가동 중단이 길어질수록 조업 재개에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하루가 시급하다는 게 입주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조업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개성공업지구가 아닌 중국과 윁남(베트남)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공업지구의 핵심 인력인 입주 기업들의 주재원들마저 생계의 어려움으로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임동 개성공단근로자협의회 간사 : 어떤 근로자들은 당장 수입이 없어 자녀의 학비를 댈 수 없다고 하고요. 연로한 부모를 모시는 분들은 약값도 못 대고 있을 정도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입주 기업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 기업 대표는 “지금까지 잘 참아왔고, 앞으로도 이겨낼 자신이 있다”며 “삶의 터전인 개성공업지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밤 몇몇 입주 기업 대표들은 서로 연락을 취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일단 통일부 등 정부 당국의 지침을 기다리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입주 기업들은 남북 당국이 다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하루속히 회담을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