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남한정부의 회담제의를 받아들인 북한, 한국정착 탈북자들은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일단은 백기투항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북한의 회담수용 의도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남한 정부의 회담제의를 북한 당국이 전격적으로 수용하고 나선데 대해 적지 않은 탈북자들은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가동중단 사태를 더 이상 참고 지켜볼 수만 없다는 한국정부의 수차례 경고에도 그동안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던 북한이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회담제의에 호응한 것은 8월 7일,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보조금 지급결정이 내린지 불과 한 시간 만입니다.
자신들의 백기투항으로 비춰질 수 있는 시점에 다급히 회담을 받아들인 북한 당국의 태도가 뭔가 석연치 않다는 해석입니다.
제대군인 출신 탈북자 박건하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건하 씨: 이번에 박근혜 정권이 들어 앉고 나서 승리라고 봐요. 대한민국의 승리. 북한하고는 일관성 있게 강경노선을 지속행야 무릎을 끓고…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강경노선(기조)을 굽히지 않는 한국 정부에 북한이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이해득실이나 경제적 실리보다 지도자의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이 지금처럼 대화에 응해 나온 자체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더 많았습니다.
탈북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의 녹음입니다.
김흥광 대표: 무엇보다도 일단 김정은의 위신과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라면 모든 걸 다 집중하던 북한인데 돈을 위해서라면 김정은도 팔아먹는 듯한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와 가지고 그 속내가 무엇일까 상당히 궁금하게 만듭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 이소리(가명) 씨입니다.
이소리 씨: 기존에도 늘 그래왔듯이 뒤에서 또 무슨 모략을 꾸미지 않는지, 겉으로는 회담을 약속해 놓고 하루아침에 또 뒤엎자는 게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 ‘망명탈북작가 펜센터’ 김정금 사무국장은 “오는 19일부터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연합 방위훈련이 시작된다면서 북한이 그런 기회를 활용해 개성공업지구를 아예 폐쇄하자는 의도가 있지 않은지” 의심했습니다.
‘탈북작가 펜센터’ 김정금 사무국장입니다.
김정금 사무국장: 이번 기회에 우리 남한정부에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사전 공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북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탈북자들, 북한의 회담수용을 석연치 않게 받아들이는 그들의 시선에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