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기한 연기돼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은 형국이지만,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남북 간의 접촉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입주 기업들은 혹시나 공장 운영에 불똥이 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대를 모았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불발됐지만, 개성공업지구는 차질없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남측 인력들의 개성공업지구 방문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용만 녹색섬유 대표 : (개성공단 내 공장 운영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나요?)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이 없습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도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남한도 마찬가집니다.
남북의 이 같은 입장은 이번 사태를 개성공업지구와 별도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9월 16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 개성공업지구의 가동률은 이미 60%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24일 예정됐던 개성공업지구 남북공동위원회 사무처 개소를 위한 실무협의도 정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 사무처 설치는 남북 당국 간 상설 협의체가 지속해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의미와 중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지금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좀 더 장기화될 경우 개성공업지구 정상화 작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거래처와의 관계 회복에 있어서는 벌써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벌어진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생산 차질을 걱정하는 거래처들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입주 기업인은 24일 전화통화에서 “공업지구가 재가동 됐지만 이번 이산가족 상봉 문제로 거래처 사람들이 또다시 불안해하며 생산 주문을 주저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연기로 빚어진 남북 간의 대결 양상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개성공업지구에서는 123개 기업 가운데 섬유 업종을 중심으로 70여 개 업체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추가로 30여 업체가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