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개성공단 방문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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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국회 의원들이 30일 국정감사 일환으로 북한에 있는 개성공단을 시찰했습니다. 의원들은 이번 방문이 "실질적이고 유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의 여야 의원 21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귀환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입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회 차원에서 개성공단 방문이 이뤄진 것은 처음이고, 국정감사가 개성공단에서 실시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들은 오전 9시30분께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10시부터 개성공단 시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북측 당국자의 영접이나 접촉은 없었습니다.

의원들은 입주기업 내 조업 현장을 둘러보고, 공단의 가동률과 인력 수급 현황, 그리고 4개월여간의 공단 운영 중단에 따른 피해 상황 등을 점검했습니다. 공단 시찰을 마친 의원들은 오후 4시께 남측으로 귀환했습니다.

안홍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오늘 저를 비롯한 여러 위원들이 개성공단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입주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들음으로써 보다 실질적이고도 유용한 논의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 모두를 담아 내일부터 양일간 있을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논의토록 할 것이고…

개성공단은 북측이 지난 4월 3일 일방적으로 운영을 중단해 133일동안 사실상 폐쇄됐다가 지난 8월 14일 남북이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운영이 재개됐습니다.

이날 국회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재권 입주기업 대표는 “공단의 장기 폐쇄로 (기업들의) 잃어버린 신용은 깨진 항아리처럼 금이 갔다”면서 “온전한 항아리로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지만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발전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발전적 정상화로 승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다양한 제안을 내놨습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영우 의원은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위해 남북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조속히 개최하는 등 투자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남북은 지난 8월 개성공단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외국 기업의 개성공단 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공동 투자설명회를 10월 31일 갖기로 약속했지만, 최근 북측은 이를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한 바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우상호 의원은 “조금만 더 길을 열어주면 공단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면서 “5·24 조치 등을 풀면 국제화 단계에서는 크게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5·24 조치는 한국 정부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취해온 대북 제재를 뜻합니다.

이날 시찰에는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김기웅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 등 통일부 관계자들도 동행했습니다. 하지만 “남북 당국자간 접촉은 없었다”고 남측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출신인 조명철 의원도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지만, 조 의원의 방문은 북측이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개성공단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측의 노동력을 이용하는 경제협력을 목적으로 2003년 6월 30일 개성시 일대에 착공한 북한 내 경제특구입니다.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개성까지 거리는 8㎞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