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북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18일 열린 시정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공단 정상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통행, 통신, 통관의 3통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단의 실질적인 정상화, 더 나아가 개성공단의 국제화도 아직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개성공단은 북측이 지난 4월 3일 일방적으로 운영을 중단해 133일 동안 사실상 폐쇄됐다가 지난 8월 14일 남북이 ‘발전적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운영이 재개됐습니다. 이후 북측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공동 설명회를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했고, 3통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남북 간 논의도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는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그러나 앞으로 정부는 확고한 원칙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남북 간에 신뢰를 쌓고 올바른 관계개선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신뢰 프로세스’는 낮은 단계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이에 북한이 화답하면 좀 더 높은 수준의 경제 지원과 협력을 시도하는 단계적 신뢰구축으로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최대 관건은 핵입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북핵 문제를 포함해 남북한 간에 신뢰가 진전되어 가면, 보다 다양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예로 박 대통령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즉 부산을 출발한 열차가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중국,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비단길 고속 철도망’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그렇게 된다면 평화통일의 길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29분 30여초 분량이었고, 이 중 북한과 관련한 부분은 2분 30여초에 불과했습니다. 이날 연설은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북한과 관련한 부분은 내용이 많지도 않았고 새로운 제안을 포함하지도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지난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입니다. 나머지 해에는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대독했습니다.
시정연설은 지도자가 나라의 정치를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하는 연설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