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리명수 인민군 대장으로 교체됐다면 강경대치 국면에서 군 내부 단속 강화를 위해 공안 관련 인물을 기용했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Ken Gause) 국제관계국장은 북한의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이 이달 초 ‘종파분자 및 세도∙비리’ 혐의로 처형되면서 리명수 인민군 대장으로 교체됐다는 것은 충분히 타당성 있는 추론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 군부 주요인사들이 내부 단속(internal security people)을 담당하던 인물들로 교체된 것입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당 조직지도부 출신이고, 리명수 대장이 총참모장으로 공식 발표된다면 도발 정국에 앞서 내부 주민을 철저히 단속하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 강경노선을 고집하는 북한이 오는 5월 열리는 제7차 당대회에 앞서 내부 단속 강화를 위해 공안 관련 인물을 기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인민보안부장을 지낸 리명수 대장이 특별한 보직이 없이 은퇴설이 돌았지만 북한의 주요 정치 행사에 종종 모습을 보여 뒤에서 고문 역할 등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나 지난해 4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에 이어 리영길 총참모장까지 북한군 수뇌부 3인방 중 2명이 1년 이내에 처형된 것이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당대회에서 자신의 경제적 업적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 등 국제사회의 원조를 확보하려 외교적 유화 정책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다시 강경노선으로 돌아서 강력한 지도자상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고스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이 2013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행한 연설에서 인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한국과 미국 등이 비핵화를 요구하며 조건 없는 대북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서 강경정책으로 회귀했다는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특히 숙청과 처형의 배후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5년에 걸쳐 3명의 총참모장이 숙청되고 인민무력부장도 6번이나 교체되는 등 당∙정∙군 핵심 직위에서 80여 명의 수장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북한 지도부 연구를 하는 마이클 매든 씨는 리명수 대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터널 공사를 관리 감독했던 인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보고를 받는 직책을 거쳐 광명성 발사에도 연관되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