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은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의무를 준수하는 게 대화의 조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에 나오면 공동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은 1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핵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대화를 하고자 한다는 겁니다.
또한 케리 장관은 북한이 스스로 수용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북한이 국제의무를 준수하는 게 대화의 조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아무도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하지 않는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케리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 정부가 하루 전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가운데 나왔습니다.
존 케리 국무부 장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화입니다. 6자회담이나 양자회담을 통해서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미래를 협의할 수 있는 대화를 원합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북핵과 관련해 과장된 부분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핵장치도 갖고 있지만, 핵무기의 소형화나 검증된 운반체계와는 “거리가 먼 수준”이라는 겁니다.
최대 현안인 북측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에 대해서도 케리 장관은 북한이 발사를 결정한다면 이는 북한과 북한 주민을 더욱 고립시키는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 2일에 이어 열흘만입니다.
케리 장관은 서울 도착 직후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했고, 이어서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장관과 회담했습니다. 회견에서 두 장관은 원자력협정 개정 등 양자 현안과 다음 달 상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도 협의했습니다.
한편, 케리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히 응징하겠지만 북한이 변화를 받아들여 대화의 장에 나오면 상호 신뢰를 쌓아나가 공동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은 "한국 정부와 긴밀한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북한의 어떠한 위협이나 도발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와 함께 굳건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케리 장관은 13일 오전에 다음 방문지인 중국으로 출국하고, 14일에는 일본을 찾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