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연루 북한 용의자 체포

북한 노동당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북한 신분증 소지자가 체포됐습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의 네 번째 용의자로 북한 신분증을 소지한 남성을 체포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로 북한 신분증 소지자가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더스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지 시간으로 17일 저녁 8시 셀랑고르 주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잘란 쿠차이 라마의 콘도형 아파트에 숨어있던 북한 신분증 소지자를 체포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1970년 5월6일생 '리정철(Ri Jong Chol)'이란 여권을 소지한 북한인입니다. 리정철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말레이시아 신분증인 아이카드(i-Kad)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중문매체 중국보는 18일 리정철이 '매우 특수한' 신분이라며 말레이시아 주재의 모 대사관과 접촉한 적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대사관이 어딘지는 확실치 않지만 현지 북한대사관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체포된 리정철은 당초 경찰이 수배한 도주 남성 용의자 4명 가운데 1명으로 추정되며, 최소 3명 이상의 추가 남성 용의자들이 현재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베트남 여권 소지자 도안 티 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 등 여성 용의자 2명과 아이샤의 말레이시아인 남자친구를 체포했습니다.

한편 현지 중문 매체 동방일보는 용의자 리정철이 40대인 아내와 17세 아들, 10세 딸이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그가 거주하던 아파트 이웃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 매체 성주일보는 18일 폐쇄회로TV에 찍힌 남성 4명의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이 김정남 암살 용의자라고 밝혔고, 이들 중 베이지색 모자를 쓴 한 명은 경찰이 이번에 체포한 남성과 외모가 흡사하다고 경찰은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