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구축 총력

0:00 / 0:00

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사상전'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 유일지배체제를 세우던 때와 비슷하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른바 '사상공세'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하면서 북한당국이 김정은 유일영도체계 세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한 초급 간부 소식통은 "현재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운동이 간단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면서 "지금 분위기는 1970년대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던 때와 똑 같다"고 15일 현지 분위기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는 "아침 시간에 시내 십자 도로 한 가운데 방송차가 등장해 시끄럽게 김정은의 위대성을 불고 있다"면서 "도로 옆과 아파트 옥상에는 새로운 사상 선전구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급 기관에서 부원으로 일한다는 이 소식통은 "각 부서의 사무원들은 아침에 30분 동안 노동신문 독보회에 무조건 참가해야 하고, 김정은 업적을 과시하는 기록영화 상영회, 강습회가 보통 일주일에 3회 이상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0년대 초 후계자로 등장하던 시기를 경험한 이 소식통은 당시 유일적지도체제 세우기 운동이 다시 재연되는 것 같다고 극도의 피로감을 표시했습니다.

북한 텔레비전과 노동신문을 비롯한 선전매체들은 지난 2월에 진행된 노동당 제8차 사상일꾼대회에서 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연설문을 반복 게재하면서 "온 나라에 사상열풍이 차 넘치게 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경지방에 여행 왔다는 남포시의 한 대학생도 "각 대학들에서 김정은 혁명활동 내용을 가지고 문답식 경연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대학생끼리 대항전을 벌이라고 위에서 경연을 붙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학생은 "과거에는 조직생활총화에 좀 빠져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생활총화를 당비서들이 직접 지도하고 있다"면서 "대학 당위원회 간부들이 수시로 생활총화를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생활총화에서 호상비판에 대한 요구성이 보다 엄격해졌다며 어떻게든 상대방의 결함을 찾아 비판하라고, "생활총화, 사상투쟁에서 형식주의를 없애라"고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내려 보내는 김정은 우상화 교육 자료에 김정은의 중학교 시절 우상화 내용이 빠져 있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의혹을 표시하고 있다고 이 대학생은 전했습니다.

사상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노동당 선전부서에서도 김정은 제1비서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진 중학교 시절에 대한 우상화 교육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국경지방에서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또 다른 주민은 "요즘 농촌전투 다니느라 모두 바쁜데 10대원칙을 외우라고 여맹(여성동맹)에서도 다그친다"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사상교육까지 받자니 피곤하기 그지없다"고 불평을 늘여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