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등장은 김정은 권력안정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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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산설'이 나돌았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친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47일 만에 공식매체에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권력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서둘러 나왔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친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47일 만에 공개매체에 등장했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매체들은 김정은 제1비서의 북한군 산하 종합양묘장 시찰에 김여정 부부장이 동행했다고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공개했습니다.

김여정은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다른 간부들과 한 발 뒤로 떨어진 위치에서 김 제1비서를 수행했습니다.

김여정의 등장은 지난 4월 12일 김정은 제1비서를 동행해 평양 순안국제공항 제2청사 건설장을 방문한 지 47일만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언론은 김여정의 부재원인이 출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정원은 지난 4월 말 국회정보위원회에서 김여정이 5월 중에 출산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북한에서 의사를 지냈던 한 탈북자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과거 사진과 비교해보면 양묘장을 찾은 김여정의 얼굴에 붓기가 있고, 체형도 달라져 보인다"면서 "김여정이 최근 출산했더라도 빠르게 회복되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제분석국장은 김여정이 다시 등장한 배경에 대해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켄 코스국장: 김여정의 부재는 휴가를 갔거나 산후 회복을 했을 수도 있고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현영철의 숙청으로 정권이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김여정이 오빠를 지지하기 위해서, 김씨 가문의 안정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됐다는 첩보가 나온 상황에서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력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김여정이 서둘러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켄 고스 국장은 분석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정권이 이처럼 장성택과 현영철 등 고위 간부들을 숙청함으로써 자기의 권력기반을 더 굳건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김여정이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고위간부들을 처형하면서 다시 얼려(refreeze) 자기의 리더십을 더 굳건하게 만들려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권력 구축을 위해 2014년 3월부터 노동당 책임일꾼의 직함을 갖고 김정은 제1비서를 밀착 보좌해온 유일한 혈족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김정은 제1비서의 친형 김정철이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공연관람을 위해 해외여행을 하다 언론에 노출되는 등 권력중심에서 밀려난 듯한 모습을 보인 반면에 김여정은 공식 직함을 가지고 김정은 제1비서를 곁에서 지키고 있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의 고위 소식통도 "김여정이 김정은 현지시찰 일정을 관리하며, 주변 간부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장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최근 전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