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다시 김정일 생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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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군을 현지지도 하면서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가를 돌아보지 않고 지나쳐 현지 주민들이 매우 의아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관영 언론매체들은 11월 28일 김정은 위원장이 부친 김정일의 고향인 양강도 삼지연군을 현지 시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은 김정은이 심지연군에 도착한 날짜는 11월 26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앞서 26일 북한 언론들은 김정은이 제1045군부대 예하 산악보병부대의 스키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1045부대라는 명칭은 낯설지만 이날 김정은이 돌아본 부대는 삼지연군 주둔 호위사령부 소속 부대라고 주장했습니다.

양강도 현지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김정은이 지금까지 여러 번 삼지연을 방문하면서 아버지인 김정일 생가를 단 한 번도 둘리지 않았는데 이번 역시 그냥 지나쳤다”며 “대신 전시사령부가 있는 옛 김정일의 별장에 머물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때문에 이번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은 곧 시작될 동계훈련을 앞두고 전시사령부를 점검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고 지도부가 동계훈련을 앞두고 전시사령부를 직접 점검한 사례가 처음이어서 뭔가 예사롭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 소식통도 “김정은은 삼지연 도착 이튿날인 27일에 새로 세워진 김정일의 동상과 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해 여러 곳을 돌아보았다”며 “이후 평양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기상 악화로 전용비행기를 띄우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지연군에서 하룻밤 더 머문 김정은은 눈보라가 멈춘 11월 28일 새벽에 전용비행기로 평양을 향해 출발했다”며 “김정은이 평양이 아닌 외지에 나와 이틀 동안이나 머문 사례는 이번 삼지연 방문이 처음일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김정은의 삼지연군 방문은 양강도 당위원장 이상원이 현지로 급히 출발했으나 측근 간부들은 일상적인 업무로 착각했을 만큼 비밀이 지켜졌다”며 “김정은을 맞는 삼지연군 주민들의 행사도 26일에 긴급 조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현지 주민들은 김정은이 삼지연군에 뜨락또르(트랙터)를 선물로 보냈을 뿐 예전과 달리 물고기 선물을 주지 않아 섭섭해 하고 있다며 김정일의 동상은 돌아보면서 이번에도 가까이에 있는 김정일의 생가를 외면한데 대해 주민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