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뜻 깊은 한국전쟁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한국전 당시 일반 한국민들의 모습이 주로 담긴 이 사진전에 나온 사진들은 이번에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것들 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유지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대학인 페퍼다인 대학교 도서관에서는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한국인들을 찍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은 페퍼다인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전에 참전했던 핸슨 윌리엄 주니어가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담은 전쟁 이면의 한국사회와 한국인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페퍼다인대학의 케이티 리처드슨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에 전시된 사진들은 한국전을 겪은 남북한 주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티 리처드슨 페퍼다인대학 전시 기획자: 한국 전쟁에 참여한 미군이지만 핸슨은 전쟁 이면의 일반 한국인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진 속의 한국인들은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전이 일어난 1950년 페퍼다인 대학을 졸업한 핸슨 윌리엄 주니어는 한국전쟁에 파병됩니다. 사진이 특기였던 핸슨은 특기를 살려 참혹했던 전쟁의 모습들을 사진에 담는 것이 그의 임무였습니다.
전쟁을 치르면서 한국에 머문 기간은 1년여.
그 동안 한국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전쟁과 상관없이 한국과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의 아픔도 모른 채 뛰어다니는 아이들.
피난길에 지친 몸을 쉬면서도 환한 웃음을 보이는 사람들.
이런 사진들을 찍다가 보니까 오히려 자유시간에는 일반인들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전쟁과 관련 없이 찍은 사진만 4천여장.
핸슨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아내는 이 모든 사진들을 모교인 페퍼다인 대학에 기증했고, 페퍼다인측은 4천여장의 사진을 정리해 이번 사진전을 개최했습니다.
지넷 우드번 페퍼다인대학 전시 담당자: 한국에 사진기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의 모습을 사진에 담은 것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 순수해 보여 전쟁의 이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사진전은 입 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기 이르렀고, 지난 21일에는 개막 기념행사도 가졌습니다.
사진 전을 주최한 페퍼다인 대학 측 관계자들은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이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지넷 :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통일이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표정이 순수해 보이는 그들의 얼굴은 전쟁의 아픔을 순화시켜 주지만 그래도 한민족이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페퍼다인 대학 측은 오는 4월까지 개최될 이번 사진전에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새로운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을 기념해 더 많은 사진들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싶다는 계획도 말했습니다.
4천여장 가운데 엄선해서 극히 일부만 선보인 이번 사진전을 계기로 더 많은 사진들이 일반에 공개돼 한국전 당시의 생생한 한국 사회와 한국인들의 모습이 다시 한 번 조명 받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