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 주민들은 5월초 열릴 예정인 당대회에서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다녀온 모스크바 국립대 연구원이 말했습니다. 당대회가 열리는 정확한 날짜는 평양 주민들도 모르고 있더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북한 지도부가 외부 세계와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와중에도 평양 시내는 일상 생활이 유지되고 있었고 북한 주민들은 5월 당대회 준비로 바쁜 모습이었다고 최근 북한을 다녀온 모스크바 국립대 ‘아프리카∙아시아 연구소’의 올렉 키리야노프 연구원이 17일 말했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29일까지 평양과 원산 등을 “연구 목적”으로 둘러본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만나본 북한 사람들 대부분은 “5월 당대회를 기다리고 있더라”면서 “거의 40년만에 열리는 행사이고 새로운 지도자가 하는 일이라 그런 것 같더라”고 설명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원 : 북한 사람들이 '당대회에는 뭔가 좀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있었고, 또 36년만에 처음 열리게 되니까 '뭔가 큰 결정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대회가 열리는 정확한 날짜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고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북측은 제7차 당대회를 올해 “5월 초”에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대회 소집은 1980년 10월 제6차 당대회 이후 처음입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당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를 시작했다는 걸 자신이 방북한지 며칠 뒤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4일 ‘70일 전투’를 독려하는 당 중앙위원회의 편지가 전체 당원에게 전달되는 행사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70일 전투’는 ‘속도전’의 한 형태로 경제건설 등을 위한 노동력 동원 수단입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원 : 북한 사람들이 다들 당대회를 맞이하면서 아주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고), 회의도 많이 있었고, 김일성광장에서도 사람들이 몇천명 모여 데모 같은 것도 했었고, 그쪽 사람들 이야기로 '당대회를 빛나는 성과로 맞이하자'(고 했습니다). 큰 명절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애초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평양의 대동강맥주 공장 등을 방문하려 했으나 ‘70일 전투’ 때문에 노동자들이 바빠서 갈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을 안내원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했을 때도 '70일 전투’에 참여하느라 사람들이 많이 오지 못해 스키장이 1월과 비교할 때 한가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관련해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자신의 방북 일정이 끝난 뒤 채택돼 관련 동향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당창건 기념 행사 때를 포함해 북한을 10여차례 방문한 바 있는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평양 거리에 택시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서는 교통량 증가로 인해 몇개월전부터 차량이 홀짝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실제로 홀짝제가 잘 지켜지고 있더라”고도 말했습니다.
키리야노프 연구원은 지난 2014년 모스크바국립대에서 북중관계의 역사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