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이와 관련한 대규모 행사 준비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1980년 제6차 당대회를 개최했을 땐 100만여명이 참여하는 군중 시위와 5만여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등 대규모 행사가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다음달 초 당대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조짐이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부는 20일 북한이 처해 있는 현재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 김정은 제1비서의 시대이기 때문에 거기에 걸맞은 행사를 준비해야 되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북한의 도발로 인해서 대북제재가 국제적으로 유례없이 강화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좀 감안되고, 내부적으로도 좀 어려움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대규모적인 행사준비 동향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렇게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여건이 악화된 데다 당대회를 앞두고 시작된 ‘70일 전투’ 동원으로 주민들이 생계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고 일부 북중 접경지역에서는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 대규모 행사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것 같다는 게 남측 정부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반면, 지난해 북측이 당 창건 70주년 기념 행사를 이미 크게 치렀기 때문에 올해 당대회는 대규모 행사 없이 지나가려 하는 것 같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36년만에 개최되는 이번 당대회의 특이 동향으로 외빈 부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북 소식통은 “지난 2월 북측 고위급 관료가 라오스 등 동남아에 있는 몇몇 우방국을 방문했으나 현재까지 당대회에 참석하겠다는 외국의 주요 인사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 제5차 당대회때도 외빈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6차 당대회에는 118개국에서 177개 대표단이 참여했으며, 이 중에는 중국 부주석과 러시아 정치국 위원, 기니 대통령, 짐바브웨 총리 등이 포함됐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도별로 당 대표회를 열어 당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제6차 당대회의 경우, 북측은 20일 전 당중앙위원회 대표자 소집 공고를 내면서 당대회 일정을 발표했고, 한 주 전에는 각 도 당대표회에서 선출된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당대회는 10월 10일부터 5일간 진행됐으며, 김정일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를 제시하며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안하고 당규약을 개정하는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