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일단 빗나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언제든 다시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한국학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주 북한의 당 창건 기념일 행사와 관련해 너무 큰 의미를 둬선 곤란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육성 연설에서 핵무기 대신 주민 사랑을 강조한 것이나 중국 고위 관리와의 친밀감 표현 등을 과도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언제든 도발 분위기로 돌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 우리는 항상 북한의 도전을 대비해야만 합니다. 북한은 수십 년간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자해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 실험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지금도 북한은 여전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앞으로도 때때로 한국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단지 북한의 정확한 도발 시점이나 그 유형에 대해선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중국 내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북한 방문과 김 제1위원장의 환대 분위기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의 방북으로 인해 북중 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고 판단할 만한 명확한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나서지 않은 것은 기술적 준비 부족이 그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비확산 군축담당 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2012년 4월 당시와 같은 로켓 발사 실패를 북한 당국이 되풀이 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북한은 장거리 로켓이 제대로 발사될 지 자신감이 없었을 수 있습니다. 열병식을 통해 지상에서 무기를 보이기만 해도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발사에 실패했을 때 오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의 차기 도발 시점을 예측하기는 무척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점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피츠패트릭 국장:북한은 향후 어느 시점에 도발에 나설 것입니다. 올해나 내년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고 이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반발, 또 이로 인한 위기 상황 고조와 북한의 핵실험 강행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개량형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 'KN-08'도 관련 시험 발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 성능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지난 5월, 북한 당국이 수중 사출 시험에 나섰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이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은 이유도 외부에 공개할 만큼 그 실체가 완성된 단계가 아닐 수 있기 때문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