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 역량을 강화하는 계획을 13일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K-9 자주포를 이용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남한의 군 당국은 심리전 차원에서 북한으로 전단을 날리기 위해 평시에는 기구를, 전시에는 155mm 견인포용 전단탄(傳單彈)을 사용하는 방안을 갖고 있습니다.
전단탄은 삐라, 즉 전단을 넣은 포탄을 뜻하며, 적의 사기를 약화시키고 주민의 동요를 막는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기존 155mm 포의 경우, 사거리가 10~30㎞에 불과합니다. 전단의 살포 범위에 제약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남측 군 당국은 사거리를 대폭 늘린 전단탄의 개발에 착수해 조속한 시일 안에 실전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K-9 자주포를 이용해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전단탄을 개발하기로 했으며, 여기에는 많게는 수만 장의 전단을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9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대략 50km입니다.
심진섭 건국대 심리학 교수: 일정한 사정 거리의 포에 탄약이 아니라 전단을 넣어서 주민이나 군에게 전쟁에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굉장히 유용한 무기가 됩니다. 살상 무기가 아닌 인본주의적인 무기인 것이죠.
전단 살포 목적으로 기구를 이용할 경우, 풍향이나 풍속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반면에 K-9 자주포로 날려보낼 경우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목표지점에 정확히 살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는 게 심 교수의 설명입니다.
남측의 심리전 역량강화 방안은 군 당국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담겨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김민석 대변인은 “심리전의 경우, ´한다´, ´안 한다´ 조차도 비공개하기로 되어 있다”면서 관련 보도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군은 남북 장성급 회담의 합의에 따라 2004년 6월부터 대북 심리전을 중단했지만, 2010년 3월 북한의 천안함 격침 이후 FM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 심리전을 일부 재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