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 외무상, ARF 참석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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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 달 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외교 수장 간의 회담도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의장국인 필리핀 측에 리용호 외무상의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26일 알려졌습니다. 이에 필리핀 당국은 리 외무상의 ARF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 소식통은 북측 최희철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지난 25일 필리핀을 향해 출발한 것도 ARF에 참석하기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측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ARF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에 남북 외교 수장 간 접촉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강 장관은 그동안 ARF에서 남북 회동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강 장관은 지난 11일 남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ARF를 계기로 남북 회동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 계기를 최대한 활용할 구상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여태까지 사례를 보면 북한 외무상과 만날 기회는 있지만 현재 남북 회담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매년 ARF에 참석해 핵과 미사일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해왔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해 7월 ARF에 참석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정세 악화의 원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ARF는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도모할 목적으로 1994년 7월 출범시킨 다자 안보협의체입니다. 행사 말미에는 ARF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의 의견을 종합한 ‘의장성명’을 채택하는데, 지난해 ‘의장성명’에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우려한다’는 표현이 처음으로 포함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