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안 만난 김정은 버릇없다”

한국의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북한으로 초청하고도 그를 면담하지 않은 것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홍보 능력도 없고, 무례하며, 전략적 능력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영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비판했습니다.

영국 리즈대학의 아이단 포스터-카터 명예선임연구원은 10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기고한 글(Rudeboy: Kim Jong Un invites but then disses Lee Hee-ho)에서 김 제1위원장은 ‘무례한 소년’이라며 대책이 없는 젊은 지도자라고 꼬집었습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92세의 이 이사장을 잠깐이라도 면담했다면 그의 주가가 한국에서 매우 올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북유화정책을 편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영부인으로서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한 이 이사장을 김 제1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연장자로서 존경심을 보여주며 극진히 환대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김 국방위원장의 이 같은 행동은 분명 ‘계산된 연출’이었을 것이지만 손님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김 제1위원장은 연장자에 대한 존중도 예의도 없고, 선전용으로 활용하는 감각도 외교적 상식도 없다는 것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2009년 타계한 지 2년 뒤 김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이 이사장은 추운 겨울임에도 조문을 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대남업무 책임자인 김양건 아태 위원장을 통해 친서를 전달하고 이 이사장을 초청했지만 이 이사장이 3박 4일 간 북한을 방문하는 동안 만나지 않아 남북 관계 개선의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92세의 이 이사장이 더 이상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북한 지도자가 된 지 4년 가까이 되면서 미국의 프로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 이외에 제대로 외국 지도자급 인물을 만나지 않았다며 김 제1위원장은 마치 세상물정을 모르거나(too ignorant), 수줍거나, 예의를 몰라 어른과 어울리지 못하는 어린이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