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미국에 대해 상상도 못할 보복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주장을 이미 예상했다며 전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에 나서 북한의 핵보유는 ‘국가 노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 : 우리의 핵무장은 국가노선입니다.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는 핵 보유국이 존재하는 한 우리 국가의 안전과 조선반도의 평화는 오직 믿음직한 핵 억제력으로서만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리 외무상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북한 핵무력의 질량적 강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최근 미국의 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데 대해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 : 미국이 엇그제만도 B-1B라는 전략 폭격기를 조선반도의 군사분계선 상공에 비행시키고 남조선에 착륙시키며 우리를 또다시 위협한 데 대하여 우리는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그 대가를 상상도 할 수 없이 톡톡히 치르게 될 것입니다.
리 외무상은 이어 최근 북한이 강행한 핵실험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부당성을 지적하기도 했고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북한 측 주장에 전문가들은 ‘어불성설’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북한이 스스로 약속한 국제의무와 규범을 모두 저버리는 행태라는 것입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 북한은 핵무기를 절대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그 후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도 합의했지만 번번이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북한의 대미 보복 위협과 관련해 북한 측이 늘 해오던 워싱턴, 서울 ‘불바다’ 발언과 그 궤를 같이 한다며 전혀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열린 핵실험 금지 관련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최근 핵실험을 ‘난폭한 도발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